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한국 노동시장 탐색적 분석
Exploring Labor Market Segmentation in South Korea: A K-means Clustering Analysis
1 숙명여자대학교
2 현대자동차
3 목원대학교
1 Sookmyung Women’s University
2 Hyundai Motors Company
3 Mokwon University
DOI: https://doi.org/10.17287/kmr.2026.55.2.905
초록
본 연구는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경험적 이질성을 파악하기 위해, 구조적 지표와 경험적 지표를 토대로 노동시장의 분절 구조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 제23차년도 자료에서 임금, 근로시간, 고용형태, 복지·사회보험, 직무만족, 조직몰입 등의 주요 지표를 활용하였으며, 544개 산업×직종 결합 단위를 대상으로 K-means 군집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 노동시장은 (1)안정고용형, (2)유연-불안정형, (3)과잉노동형, (4)취약-주변형의 네 집단으로 구분되었다. 이러한 네가지 유형은 구조적 조건과 주관적 경험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한국 노동시장이 단순한 이중구조를 넘어 복수의 고용생태계가 공존하는 다층적 구조임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기존 분절론을 확장하여 노동시장의 세부적 이질성을 규명하고, 인적자원관리 및 정책 설계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실무적 의의를 지닌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derive multi-layered typologies of the Korean labor market based on “Industry × Occupation” units to capture its structural and experiential heterogeneity with high granularity. Using data from the 23rd wave of the Korean Labor and Income Panel Study (KLIPS), we analyzed key indicators including wages, working hours, employment type, welfare/social insurance, job satisfaction, and organizational commitment. K-means cluster analysis was conducted on 544 Industry-Occupation combined units. The analysis identified four distinct groups: (1) Stable Employment Type, (2) Flexible-Precarious Type, (3) Overwork-Intensive Type, and (4) Vulnerable-Peripheral Type. These four worlds demonstrated significant differences in both structural conditions and subjective experiences. These findings suggest that the Korean labor market is not merely a simple dual structure but a multi-layered system where multiple employment ecosystems coexist. By extending existing segmentation theories to clarify detailed heterogeneity and presenting a typological framework applicable to HRM and policy design, this study offers significant academic and practical implications.
Ⅰ. 서론
한국 노동시장은 기술 변화, 산업 구조, 인구 고령화, 팬데믹 등 변화를 겪고 있다. 직무의 성격과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동일 직종 내에서도 직무 내용과 보상 수준의 격차가 확대되었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경제의 부상으로 근무환경이 다양해지며 시장의 이질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Kalleberg & Vallas, 2018). 이러한 변화는 “한국 노동시장이 단일한 구조인가, 아니면 상이한 작동 원리를 가진 복수의 분절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규명은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기업과 정책 수립 기관 모두에게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기존 노동시장 연구는 주로 임금, 기업 규모, 고용 형태(정규·비정규) 등 특정 핵심 차원의 변수를 중심으로 분절 구조를 파악해왔다(이건, 2001; 황수경, 2003; 전병유, 2018). 이러한 접근은 거시적 분절의 큰 축을 설명하는 데 기여했으나, 산업과 직종이 교차하며 형성되는 미시적 구조와 그 내부의 경험적 이질성을 포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동일 산업 내에서도 직무에 따라 고용 안정성과 복지 수준이 다른 경우도 있고, 같은 직종이라도 속한 산업 생태계에 따라 근무 환경은 판이하다. 따라서 기존의 노동시장에 대한 이분법적 ‘이중구조’ 논의는 다양하게 분화된 현재의 노동시장을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최근 다면적 기준으로 노동시장 분절을 파악하려는 시도가 있으나, 여전히 구조적 근로조건(임금, 시간 등)에 천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노동시장 구분은 전통적으로 임금·고용안정성 등 객관적 근로조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실제로는 직무만족, 조직몰입, 공정성 인식과 같은 심리적·경험적 차원을 포함하는 다차원적 기준에 의해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이는 노동시장을 단순한 구조적 지위의 집합이 아닌, 노동자가 경험하고 살아가는 ‘생태계(ecosystem)’의 관점에서 재조명해야 함을 시사한다. 직무만족과 조직만족은 직무 및 조직 운영에 대한 구성원 인식의 산물로, 동일한 직종이라 하더라도 산업별 과업의 자율성, 성과 평가 방식, 고용 안정성, 경력 규칙에 따라 상이하게 작동한다. 이러한 차이는 직무만족과 조직만족의 수준을 다르게 형성하므로 본 연구는 만족도의 차이를 산업과 직종의 교차적 위치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한국노동패널(KLIPS) 23차 자료를 활용, 산업과 직종을 결합한 544개 단위를 구성하고 K-means 군집분석을 실시하여 한국 노동시장의 실체적 유형을 탐색하였다. 본 연구는 산업 또는 직종이라는 단일 축을 넘어, ‘산업×직종’이라는 고해상도(high-resolution) 결합 단위를 통해 노동시장을 실증적으로 유형화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이는 최근 데이터 기반의 분석 기법을 통해 산업 트렌드와 학술적 논의 사이의 공백을 탐색(윤민범 외, 2025)하려는 시도와 맥을 같이 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기여한다. 첫째, 산업×직종 결합 단위를 통해 기존 분절 연구의 방법론적 한계를 극복하고 노동시장의 다차원적 구조를 규명하였다. 둘째, 군집 분석 결과를 네 개의 프레임워크로 제시하여 학술적 논의를 넘어 실무적 이해도를 제고하였다. 셋째, 각 유형의 구조적 특성을 직무만족, 조직몰입 등 조직행동 이론과 연계하여 경영학적 해석의 지평을 넓혔다. 마지막으로, 규명된 네 가지 유형의 특성은 기업의 차별화된 인사관리 전략 수립과 국가 차원의 맞춤형 노동정책 설계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할 것이다.
Ⅱ. 노동시장 구조
2.1 노동시장 구조의 변화
노동시장 분절 이론은 노동시장이 단일한 균질 구조가 아니라 1차 시장(양호한 일자리)과 2차 시장(열악한 일자리)으로 구분된다고 전제한다. Doeringer & Piore(2020)의 이중구조론에 따르면 1차 시장의 일자리는 높은 임금과 안정성을 특징으로 하며 2차 시장의 일자리는 낮은 임금과 불안정성을 띤다. 이러한 두 시장 간에는 근로조건의 질적 차이가 존재하고 상호 이동이 매우 제한적이다. 이후 내부노동시장론 등으로 발전한 분절 이론들은 기업 내부의 승진구조나 고용관행 또한 노동시장 내 하위집단 간 경계를 강화한다고 보았다.
한편, 한국 노동시장은 이러한 이중구조적 특징이 더욱 복합적인 다층 분절 구조로 진화해 온 것으로 논의된다. 남춘호(1995)는 제조업 종사자 대상 연구에서 이중구조 모형이 단일구조 모형보다 노동시장 상태를 더 잘 설명하며, 동일한 인적자본을 가졌어도 1차 노동시장에 속한 근로자가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는 한국에서도 1차/2차 시장의 분절이 유의미함을 보여준다. 더욱이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대기업 vs. 중소기업, 정규직 vs. 비정규직, 원청 vs. 하청 등 기업규모·고용형태에 따른 분절이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정동일·권순원(2016)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 견고한 분절이 존재할 뿐 아니라, 비정규직 내부에서도 추가적인 분절 구조가 나타남을 실증하였다. 더 나아가 이철승(2017)은 연령 계층에 따라, 전병유(2019)는 임금수준에 따라 한국 노동시장이 상층–중층–하층의 3중 분절 구조를 보인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고혜진(2019)의 연구는 잠재계층분석을 통해 한국 임금노동시장이 전통적 내부노동시장의 특성을 지닌 안정형, 낮은 임금과 고용안정성을 지닌 중간형, 그리고 임금·고용안정뿐 아니라 사회보장 측면에서도 취약한 취약형 시장으로 세분화되어 있음을 밝혔다. 이러한 양상은 유규창·김동원(2003)이 제시한 기업의 인적자원관리 시스템 유형이 노동시장 차원의 고용 형태로 고착화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다층 분절 구조에서는 여성, 청년, 저학력자, 비정규직 등 전통적 취약계층이 주로 하층 또는 외부 시장에 속하며, 안정적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의 연구들은 한국 노동시장의 분절 양상이 단순 이중구조를 넘어 복합적 계층화 현상을 띤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김지원 외, 2022).
이러한 다층 분절 구조는 최근의 기술적 변화 및 고용 형태의 다변화와 결합하여 더욱 복합적인 양상을 띤다. Acemoglu & Restrepo(2019)는 자동화의 ‘대체 효과(Displacement Effect)’가 노동시장 전반에 균일하게 나타나기보다, 주로 정형적 과업이 집중된 2차 노동시장이나 하청 구조에 비대칭적으로 충격을 가할 가능성을 주장한다. 이는 David Weil(2014)이 지적한 ‘분열된 작업장’의 기제가 한국의 원·하청 관계 속에서 기술 도입 격차를 통해 강화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 나아가, Katz 와 Krueger(2019)가 주목한 대안적 근로 형태의 확산은 취약 시장의 외연을 플랫폼 노동과 특수고용 형태로 확장시킨다고 보았다. Mas & Pallais(2017)에 따르면 새로운 형태의 고용은 ‘유연성’의 편익을 제공하기보다는,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한 상태에서 고용 불안정성을 심화시킨다.
2.2 산업과 직종의 상호작용
노동시장 분절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산업 또는 직종 한 가지 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동일 산업 내에는 매우 다양한 직종들이 공존하고 있으며, 동일 직종도 여러 산업에 걸쳐 존재하기 때문에,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의 분포가 어떤 한 축을 따라 일률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제조업 내에서도 관리직과 생산직의 근로조건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고, 한편으로 경리·회계직과 같은 직종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모두 존재하지만 그 업종별 근로환경은 상이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 또는 직종 단독 분석만으로는 노동시장 분절구조를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 실제로 전병유 등의 연구에서는 산업이나 직종 한 가지만으로 분절을 설명하려 할 때 각 하위 시장 내에서 일부 요인의 영향만 파악될 뿐, 분절 요인들의 상대적 중요도나 분절 구조의 전모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Table 1 노동시장 분절의 실질적 검증
| 이름 | 변수 | 자료 | 방법론 |
|---|---|---|---|
| 이현송 (1995) | Occupation | Survey | OLS Regression |
| 남춘호 (1995) | 종속변수: 시간당임금, 독립변수: 교육년수, 근속년수, 외부경력년수, 성, 혼인상태 |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1993 | 범주미정, 교체회귀모형 |
| 이건 (2001) | 산업집중도, 노동장비율, 급여수준, 근속기간 |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1998, 기업경영분석 1999, 광공업통계조사 | 요인분석, 군집분석 |
| 황수경 (2003) | 성, 기업규모, 노조 유무, 조합원 여부, 정규직 여부 | 한국노동패널(KLIPS) 1998-2002 | 계층분석 (stratified analysis) |
| 금재호 (2005) | 노동조합 가입여부 | 한국노동패널(KLIPS) 2013 | 요인분석 |
| Chung·Jung (2016) | 임금 | 한국노동패널(KLIPS) 1998-2014 | OLS equation, linear probability |
| 정동일 & 권순원 (2016) | 정규직 여부 | 고용형태 근로자패널조사 2010.04-2012.10 | 사건사분석, 다항로짓분석 |
| 이철승 (2017) | 노동시장 지위(기업/사업체규모, 고용형태, 노조 존재 여부 결합) | 경제활동부가조사 2004-2015 | OLS 고정효과 모델 |
| 이호연 & 양재진 (2017) | 임금수준・사회보장정도・고용안정성 등, 노동자는 연령・성별・숙련수준 및 직종의 조합 등 | 한국노동패널(KLIPS) 2014 | 퍼지셋 이념형 분석방법 |
| 전병유 (2018) | 사업체 규모, 공공행정 업종 종사 여부, 고용형태, 종사상 지위, 노동조합 유무, 저임금 여부, 고용보험 적용여부, 성별 | 경제활동인구조사 2003~2017 | 집단계층분석(Latent Class Analysis: LCA) |
이러한 이유로 산업×직종을 교차한 단위를 활용하는 접근이 등장하였다. 특히 전병유(2007)는 산업과 직종을 결합한 이른바 ‘직업 셀(job cell)’을 하나의 일자리 단위로 정의하고, 각 일자리의 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일자리를 서열화하여 상위·중간·하위 일자리로 구분하는 방법론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1990년대 이후 한국 노동시장의 일자리 분포 변화를 분석한 결과, 중간 일자리의 비중이 1993년 50%에서 2006년 41%로 감소하는 등 일자리 구조의 양극화가 진행되었음을 밝혀냈다. 다시 말해, 산업×직종 복합 기준으로 접근함으로써 단일 기준 분석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구조적 변화 - 예컨대 중간층 일자리의 축소와 같은 현상 - 를 포착해낸 것이다. 산업과 직종을 교차한 세분화 분석은 이후 여러 연구들에서 활용되어 한국 노동시장의 복잡한 계층화 양상을 조망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 축 교차분석은 노동시장 분절 현상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유효한 틀로 평가된다.
2.3 구조적 조건과 조직행동
노동시장 분절 연구에서 임금, 고용안정, 복리후생, 노동조합 유무, 기업규모 등 구조적·객관적 조건은 전통적으로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를 구분하는 핵심 지표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객관적 지표만으로는 일자리 질(質)의 모든 측면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직무만족이나 조직몰입과 같은 근로자의 주관적 경험 및 심리적 지표를 포함한 통합적 분석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임금 수준의 일자리라도 근로자가 느끼는 만족도나 몰입도에 따라 성과와 유지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이러한 주관적 태도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생산성과 일자리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따라서 분절된 하위 노동시장의 특성을 논할 때, 임금과 계약형태 등의 구조적 조건뿐 아니라 그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주관적 직무태도를 함께 고려해야 보다 정확한 이해가 가능하다.
선행연구들은 이러한 통합 접근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를 제시해왔다. 방하남&이상호(2006)는 ‘좋은 일자리(good job)’의 개념을 임금수준뿐만 아니라 직업위세와 직무만족도까지 종합하여 정의하고, 한국 노동시장의 모든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부터 나쁜 일자리까지 네 계층으로 분류한 후 그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전통적인 단일 지표(예: 임금)보다 복합 지표로서의 ‘좋은 일자리’ 개념이 노동시장의 불평등과 분절 구조를 설명하는 데 더욱 유용함을 시사하였다. 특히 해당 연구에서는 직무만족도가 높은 일자리일수록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조직헌신도(organizational commitment)가 높아져 이직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전제하는데, 이는 선행 연구에서 실제로 관찰된 바와 부합한다. 가령 박우성&노용진(2002)의 연구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직무만족도 결정요인을 분석하여, 비정규직의 경우 임금 등 객관적 조건이 유사하더라도 직무만족도에 따라 이직의도 등 태도에 차이가 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김정원(2007)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을 통해, 직무만족도가 조직몰입에 유의한 정(正)적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고용관계 요인들이 조직몰입에 미치는 영향경로를 부분적으로 조절한다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는 비정규직의 객관적 직무특성과 고용조건 외에도 근로자의 주관적 만족감이 그들의 조직에 대한 몰입도를 크게 좌우함을 뜻하며, 궁극적으로 일 자리의 질과 분절된 노동시장 내 근로자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단서가 된다. 이상과 같이 구조적 조건과 주관적 경험을 결합한 접근은 노동시장 분절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보다 총체적이고 정교하게 파악하도록 해주며, 최근 국내 노동연구에서도 이러한 다차원적 분석틀이 강조되고 있다.
Ⅲ. 연구 질문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주로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고용형태 또는 산업 구분 등 노동시장 구조에 대한 단일 기준에 근거하여 노동시장 분절 현상을 분석해 왔다. 이러한 접근은 노동시장 내 불평등의 전반적 구조를 파악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으나, 직무 특성 또는 조직 맥락에 따른 미세한 차별성과 경험의 다양성을 포착하는 데 한계를 보여왔다. 특히 동일 산업 내에서도 직무에 따라 고용안정성이나 근로조건이 상이하며, 동일 직무라 하더라도 산업에 따라 보상 수준과 경력경로가 전혀 다르게 구성되는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다 복합적인 분석단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산업과 직종을 교차한 세분 단위에서 노동시장을 구성하고, 각 하위 고용 유형의 구조적 특성과 근로자 경험의 이질성을 유형화하고자 한다.
연구 질문 1 (RQ1): 산업과 직종이 결합된 단위를 기준으로 분석할 때, 한국 노동시장은 어떠한 특성을 공유하는 하위 집단(Cluster)들로 유형화되는가?
연구 질문 2 (RQ2): 각 집단은 구조적 조건(임금, 근로시간, 복지)과 근로자의 주관적 경험(직무만족, 조직몰입) 측면에서 어떠한 차별적 특징을 보이는가?
연구 질문 3 (RQ3): 도출된 집단은 기존의 노동시장 분절 이론과 어떠한 점에서 일치하거나 확장되는가?
Ⅳ. 데이터 및 변수
4.1 데이터 출처 및 샘플 선택
본 연구는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분절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 제23차년도(2020년)」 자료를 활용하였다. KLIPS 는 국내 유일의 노동 관련 가구 패널조사로서 횡단면적 특성과 시계열적 변화를 동시에 포착할 수 있어 노동시장 연구에 적합하다. 제23차 조사의 전체 성공 표본 22,964명 중,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는 최종 표본을 선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제 과정을 거쳤다.
첫째, 학력에 따른 이질성을 통제하기 위해 분석 대상을 전문대학(2년제) 졸업 이상의 학력을 소지한 임금근로자로 한정하였다. 기존 연구(강순희&안준기, 2012; 전병유&이상일, 2003)에 따르면, 고졸 이하 계층은 대졸 이상 계층과 비교해 임금 격차가 현격하고 직장 내 미스매치 비중이 높아, 학력 요인을 통제하는 것이 산업과 직종 본연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 판단하였다. 둘째, 고용 형태의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임금근로자를 제외하였다.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는 임금근로자와 고용 메커니즘 및 생활 만족도 결정 요인이 상이하며 동일 집단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배화숙, 2010).
이러한 기준에 따라 초대졸 이상 임금근로자 4,427명을 1차적으로 선별하였으며, 이 중 산업군 분류가 불가능한 24명을 우선 제외하였다. 이후 월평균 임금 및 근로시간, 직종 변수에서 결측이나 논리적 오류(0 또는 음수 값)가 확인된 14명을 추가로 제거하여 총 4,389명을 최종 개인 표본으로 확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핵심 분석 단위인 ‘산업×직종 결합 단위’를 구성하기 위해, 최종 확정된 개인 표본(4,389명)을 산업과 직종 코드로 매칭하여 평균값을 산출하였으며, 그 결과 도출된 544개의 산업×직종 단위(Cell)를 최종적으로 군집분석에 활용하였다. Doeringer 와 Piore(1971)가 지적했듯 노동시장 분절의 핵심은 규모가 아닌 ‘유형’에 있으므로, 관측 수가 적은 ‘희소 셀’ 또한 독특한 고용 형태를 지닌 독립적 유형으로 간주하여 가중치 적용은 배제하고 동등하게 처리하였다.
4.2 변수 설정
본 연구는 산업×직종 결합 단위의 다차원적 속성을 포괄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1) 인구학적 특성, (2) 일자리 특성, (3) 주관적 인식 특성의 세 가지 차원에서 표 2
Table 2 기술 통계
| 특성 | 변수 | 변수 척도 | 평균 | 표준편차 |
|---|---|---|---|---|
| 인구학적 특성 | 성별 | 범주형(남0, 여1) | 0.32 | 0.39 |
| 연령 | 연속형 | 44.76 | 9.16 | |
| 일자리 특성 | 근속연수 | 연속형 | 9.83 | 6.30 |
| 정규직여부 | 범주형(비정규0, 정규1) | 0.75 | 0.36 | |
| 근로시간형태 | 범주형(해당없음0, 정규근로시간있음1) | 0.89 | 0.25 | |
| 주당근로시간 | 연속형 | 39.82 | 6.49 | |
| 시간당임금 | 연속형(만원) | 1.83 | 0.89 | |
| 4대보험 | 연속형 | 3.19 | 1.25 | |
| 유급휴가사용률 | 연속형(%) | 51.47 | 34.11 | |
| 사회보험 | 연속형 | 1.58 | 1.32 | |
| 복리후생 | 연속형 | 2.48 | 1.89 | |
| 노사협의회 여부 | 범주형(없음0, 있음1) | 0.16 | 0.28 | |
| 종업원수 | 연속형 | 878.31 | 1,951.96 | |
| 주관적 인식 특성 | 조직몰입도 | 연속형(5점척도의 5개 문항 합계) | 17.51 | 2.19 |
| 직무만족도 | 연속형(5점척도의 5개 문항 합계) | 18.09 | 2.08 | |
| 임금만족도 | 연속형(5점척도) | 3.27 | 0.37 | |
| 안정성만족도 | 연속형(5점척도) | 3.57 | 0.45 | |
| 업무만족도 | 연속형(5점척도) | 3.56 | 0.41 | |
| 성장및소통 만족도 | 연속형(5점척도) | 3.47 | 0.43 | |
| 공정성및복지 만족도 | 연속형(5점척도) | 3.27 | 0.48 |
우선, 인구학적 특성으로는 성별, 연령을 포함하였다. 성별은 더미 변수 처리 후 단위 내 비중을 산출하여 각각 ‘여성 비율’로 변환하였다. 다음으로, 일자리 특성을 측정하기 위해 근속연수, 임금, 근로시간, 4대 보험, 법정 사회보험, 기업 복리후생 항목을 지수화하여 활용하였다. 고용형태(정규직 여부)는 더미 변수 처리 후 ‘정규직 비율’로 변환하였으며, 임금(로그 변환), 주당 총 실근로시간, 교대제 근무 비율, 노사협의회 유무 등을 통해 해당 단위의 기본적인 고용 구조를 파악하였다. 결측치는 비율과 특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처리하였다. 소수 결측의 경우 산업 변수 4명은 핫덱 대체법으로, 직종 변수 6명은 해당 케이스를 제거하였으며, 결측 비율이 과다한 변수는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주관적 인식 변수의 무응답 코드(-1, -5 등)는 일괄 제거했다.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4대 보험 가입 여부(0~4점), 산전후휴가 등 법정 휴가 제도의 수혜 가능 여부(0~5점), 그리고 학자금·주택지원 등 기업이 제공하는 14가지 복지 항목의 수혜 여부(0~14점)를 각각 합산 척도(Summated Scale)로 구성하여 사회적 안전망의 강도를 측정하였다. 복지는 ‘누적적 속성’을 반영해 OECD 기준에 따라 합산 방식으로 개별 항목의 측정 오차를 상쇄하여 분석의 강건성을 확보했다(OECD Job Quality Framework).
마지막으로, 근로자의 심리적 경험을 반영하기 위해 직무만족, 조직몰입, 인사고과 공정성 등 주관적 인식 변수를 포함하였으며, 이는 요인분석(Factor Analysis)과 신뢰도 검증을 거쳐 타당성이 확보된 요인 점수의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5개 요인이 추출되었으며, 요인적재량은 .669~.914로 기준을 충족하였다. 신뢰도는 근무만족도 $\alpha = .853$, 발전가능성 및 인간관계 $\alpha = .838$, 인사고과 및 복지 $\alpha = .797$로 모두 .70 이상이었다.
이상의 변수들은 측정 단위가 상이(임금, 시간, 점수 등)하고 소득 불평등 등으로 인한 이상치(Outlier)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본 연구는 거리 기반 알고리즘인 K-means 의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값과 사분위수 범위(IQR)를 활용하는 RobustScaler 를 적용하여 모든 변수를 표준화(Standardization)하였다. 전처리가 완료된 544개 산업×직종 단위를 대상으로 비계층적 군집분석인 K-means 알고리즘을 실시하였으며, 최적의 군집 수(K)는 엘보우(Elbow) 기법의 기울기 변화와 실루엣(Silhouette) 계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4개(K=4)로 결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도출된 군집 간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주요 변수에 대한 일원분산분석(One-way ANOVA) 및 Scheffé의 사후검정을 수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분류된 네 개의 유형이 구조적·경험적 측면에서 뚜렷하게 구분되는 독립적인 고용생태계임을 확인하였다.
Ⅴ. 실증 결과 분석
5.1 기술통계 및 데이터 적합성 검토
본격적인 군집분석에 앞서, 연구 표본(N=4,389)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검토하였다. 분석 대상의 성별 구성은 남성 61.13%, 여성 38.87%이며, 연령대는 40대(37.62%)와 30대(28.53%)가 과반을 차지하여 노동시장의 허리 계층이 주를 이루었다. 고용형태는 정규직이 81.11%로 다수를 차지하며, 주당 40시간 근무자가 76.94%에 달해 표준적 근로 형태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복지 측면에서는 양극화가 관찰되었다.
4대 보험을 모두 보장받는 응답자는 73.09%에 달했으나, 기업이 제공하는 추가적 복리후생을 1개 이하로 보장받거나 사회보험 혜택이 전무한 응답자 또한 각각 21.51%, 40.10%에 달해 제도적 보호의 사각지대가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한편, 군집화를 위한 변수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해 피어슨(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그림 1
5.2 단일 축 분석의 한계 및 산업×직종 결합의 타당성
본 연구는 ‘산업×직종 결합 단위’의 분석적 우위를 입증하기 위해, 기존 연구에서 활용된 단일 축(산업별, 직종별) 군집화의 타당성을 선행적으로 검토하였다. 우선 산업(Industry) 단위로 군집화를 시도한 결과, 실루엣 계수(Silhouette Coefficient)는 0.016으로 높게 나타났으나, 21개 산업 전체가 사실상 하나의 거대 군집으로 묶이는 현상이 발생하였다(그림 2
하게 나타났으며, 실루엣 계수 또한 0.204로 현저히 낮아 통계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그림 3



5.3 군집분석 결과: 한국 노동시장의 ‘네 가지 유형’
K-means 군집분석을 통해 도출된 4개의 군집은 구조적 조건과 주관적 경험에 따라 뚜렷하게 구분되는 고용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PCA 로 도출된 각 축 상의 상대적 위상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유형으로 명명하였다(표 4
Table 4 군집별 변수 특성(평균, 표준편차)
| 변수 | 항목 | 군집0 | 군집1 | 군집2 | 군집3 |
|---|---|---|---|---|---|
| 성별 | Mean | 0.308 | 0.604 | 0.133 | 0.567 |
| Std | 0.383 | 0.412 | 0.285 | 0.495 | |
| 연령 | Mean | 43.952 | 49.176 | 46.246 | 51.833 |
| Std | 8.162 | 10.510 | 10.449 | 18.721 | |
| 근속연수 | Mean | 10.517 | 6.155 | 8.217 | 4.700 |
| Std | 6.437 | 3.673 | 5.400 | 3.595 | |
| 정규직 여부 | Mean | 0.829 | 0.295 | 0.655 | 0.067 |
| Std | 0.294 | 0.348 | 0.367 | 0.258 | |
| 정규근로시간형태 | Mean | 0.925 | 0.680 | 0.848 | 0.667 |
| Std | 0.206 | 0.379 | 0.291 | 0.450 | |
| 주당 근로시간 | Mean | 40.342 | 30.535 | 51.358 | 13.867 |
| Std | 1.422 | 3.416 | 4.855 | 5.914 | |
| 시간당임금 | Mean | 1.952 | 1.322 | 1.282 | 1.191 |
| Std | 0.876 | 0.661 | 0.818 | 0.678 | |
| 4대보험 | Mean | 3.415 | 1.770 | 3.065 | 0.933 |
| Std | 1.021 | 1.553 | 1.335 | 1.534 | |
| 유급휴가 사용률 | Mean | 58.197 | 16.774 | 35.068 | 0.000 |
| Std | 31.568 | 21.400 | 34.453 | 0.000 | |
| 사회보험 | Mean | 1.810 | 0.591 | 0.741 | 0.033 |
| Std | 1.289 | 0.870 | 1.050 | 0.129 | |
| 복리후생 | Mean | 2.820 | 0.936 | 1.418 | 0.167 |
| Std | 1.896 | 1.019 | 0.992 | 0.362 | |
| 조직 몰입도 | Mean | 17.830 | 15.593 | 16.519 | 16.533 |
| Std | 2.011 | 2.393 | 2.021 | 3.378 | |
| 직무 만족도 | Mean | 18.378 | 16.880 | 16.779 | 16.933 |
| Std | 1.874 | 2.242 | 1.939 | 4.061 | |
| 임금 만족도 | Mean | 3.308 | 3.024 | 3.213 | 3.133 |
| Std | 0.353 | 0.464 | 0.337 | 0.297 | |
| 안정성 만족도 | Mean | 3.640 | 3.241 | 3.415 | 3.000 |
| Std | 0.427 | 0.359 | 0.382 | 0.655 | |
| 업무 만족도 | Mean | 3.612 | 3.323 | 3.332 | 3.433 |
| Std | 0.379 | 0.486 | 0.471 | 0.526 | |
| 성장 및 소통 만족도 | Mean | 3.517 | 3.232 | 3.307 | 3.150 |
| Std | 0.390 | 0.514 | 0.446 | 0.680 | |
| 공정성 및 복지 만족도 | Mean | 3.334 | 2.938 | 3.021 | 2.983 |
| Std | 0.446 | 0.448 | 0.543 | 0.616 | |
| 노사협의회 여부 | Mean | 0.181 | 0.029 | 0.091 | 0.000 |
| Std | 0.298 | 0.098 | 0.251 | 0.000 | |
| 종업원수 | Mean | 1017.505 | 258.912 | 339.119 | 168.533 |
| Std | 2126.006 | 620.235 | 624.874 | 604.503 |
(1) 군집 0: 안정고용형 (Stable Employment Type) 이 집단은 전체 분석 단위의 중심을 이루는 1차 노동시장의 전형이다. 남성 비율이 다소 높고 평균 근속연수와 시간당 임금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인 제도적 보호 수준이다. 유급휴가 사용률, 기업 복리후생, 4대 보험 가입률 등 모든 복지 지표에서 타 군집을 압도하며, 종업원 수가 많은 대규모 기업집단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높은 보상과 고용 안정성, 그리고 풍부한 복지 혜택이 결합되어 있다.
(2) 군집 1: 유연-불안정형 (Flexible-Precarious Type) 이 집단은 시간당 임금은 ‘안정고용형’ 다음으로 높지만, 고용의 질적 측면에서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비정규직 비율과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주당 근로시간은 4개 군집 중 가장 짧다. 이는 고숙련 계약직이나 전문직 파트타임 등 높은 시간당 보상을 받지만 고용 안정성이나 조직적 보호는 약한 특성을 반영한다. 임금 조건은 유리해 보이지만(Advantage), 4대 보험이나 기업 복지의 수혜 수준은 기득권 유형에 비해 낮아 불안정성(Precariousness)이 공존하는 유형이다. 이는 미국의 ‘Independent contractors’(Katz & Krueger, 2019), 유럽의 ‘Solo self-employed’(Eurofound, 2020), 일본의 ‘전문직 파견(Haken)’ 등 주요 선진국에서 관찰되는 고숙련 비전형 근로 형태와 궤를 같이한다.
(3) 군집 2: 과잉노동형 (Overwork-Intensive Type) 남성 비율이 가장 높고, 주당 근로시간이 타 군집 대비 압도적으로 긴 ‘장시간 노동’ 집단이다. 시간당 임금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절대적인 근로시간 투입이 많아 총임금 수준은 높게 유지된다. 흥미로운 점은 열악한 근로시간 조건에도 불구하고 조직몰입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는 전통적인 ‘남성 생계부양자(Male Breadwinner)’ 모델이 작동하는 영역으로,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조직에 헌신하는 고위험·고강도 노동생태계로 해석된다.
(4) 군집 3: 취약-주변형 (Vulnerable-Peripheral Type) 노동시장의 가장 주변부에 위치한 집단이다. 평균 연령이 가장 높고, 평균 근속연수와 종업원 규모는 가장 작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다중적 배제(Multiple Exclusion)이다. 시간당 임금과 주당 근로시간이 모두 낮아 경제적 보상이 열악할 뿐만 아니라, 법정 휴가 및 기업 복지 혜택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하여 구조적 취약성과 사회적 고립이 동시에 나타나는 유형이다. Random Forest 모델을 통해 변수 기여도를 측정한 결과, 군집 분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는 ‘주당 근로시간’이었으며, ANOVA 및 Scheffé 사후 검정 결과에서도 성별, 정규직 여부, 4대 보험 등 주요 변수에서 모든 군집 간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었다(표 5
Table 5 군집별 평균 차이 및 사후 검증
| 변수 | 군집0 M(SD) | 군집1 M(SD) | 군집2 M(SD) | 군집3 M(SD) | F | 사후분석 |
|---|---|---|---|---|---|---|
| 성별 | 0.308 (0.383) | 0.604 (0.412) | 0.133 (0.285) | 0.567 (0.495) | 13.61*** | 2,0 > 3,1 |
| 정규직 여부 | 0.829 (0.294) | 0.295 (0.348) | 0.655 (0.367) | 0.667 (0.258) | 67.12*** | 0,2 > 1 > 3 |
| 주당 근로시간 | 40.342 (1.422) | 30.535 (3.416) | 51.358 (4.855) | 13.867 (5.914) | 1229.60*** | 2 > 0 > 1 > 3 |
| 시간당임금 | 1.952 (0.876) | 1.322 (0.661) | 1.282 (0.818) | 1.191 (0.678) | 17.14*** | 0 > 1,2,3 |
| 4대보험 | 3.415 (1.021) | 1.770 (1.553) | 3.065 (1.335) | 0.933 (1.534) | 48.90*** | 0,2 > 1 > 3 |
| 유급휴가 사용률 | 58.197 (31.568) | 16.774 (21.400) | 35.068 (34.453) | 0.000 (0.000) | 42.83*** | 0 > 2,1 > 1,3 |
| 사회보험 | 1.810 (1.289) | 0.591 (0.870) | 0.741 (1.050) | 0.033 (0.129) | 29.31*** | 0 > 2,1,3 |
| 복리후생 | 2.820 (1.896) | 0.936 (1.019) | 1.418 (0.992) | 0.167 (0.362) | 30.39*** | 0 > 2,1 > 1,3 |
| 조직 몰입도 | 17.830 (2.011) | 15.593 (2.393) | 16.519 (2.021) | 16.533 (3.378) | 19.58*** | 0,3,2 > 3,2,1 |
| 직무 만족도 | 18.378 (1.874) | 16.880 (2.242) | 16.779 (1.939) | 16.933 (4.061) | 16.53*** | 0 > 3,1,2 |
*p < .05, **p < .01, ***p < .001.


5.4 고용생태계의 심층 분석: 다양성과 표준적 고용관계
5.4.1 표준적 고용관계(SER)의 이질적 분화
도출된 네 가지 유형을 ‘표준적 고용관계(Standard Employment Relationship)’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한국 노동시장은 단순한 이중구조(Core-Periphery)가 아닌 스펙트럼 형태의 분화가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안정고용형(군집 0)’은 SER 의 규범과 제도가 완벽하게 작동하는 핵심부이다. 반면 ‘취약-주변형(군집 3)’은 SER 에서 완전히 배제된 사각지대이다. 주목할 점은 그 사이의 중간 지대이다. ‘유연-불안정형(군집 1)’은 높은 보상과 유연성을 갖지만 제도적 보호에서 일부 배제된 형태이며, ‘과잉노동형(군집 2)’은 제도의 틀 안에 있으나 과도한 근로시간으로 인해 삶의 질이 훼손된 형태이다. 이는 노동시장이 단일한 기준으로 양분되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결핍과 강점을 지닌 다층적 구조로 재편되었음을 시사한다.
5.4.2 산업 및 직종의 다양성 분석 (HHI)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를 통해 각 유형의 다양성(Diversity)과 폐쇄성을 분석한 결과,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었다. ‘안정고용형(군집 0)’의 HHI 는 산업 기준 0.0732, 직종 기준 0.0139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21.6%), 보건업(12.2%) 등 20개 이상의 다양한 산업과 132개 직종이 이 유형에 포진해 있음을 의미하며, 좋은 일자리가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산업에 걸쳐 분포함을 보여준다. 반면 ‘취약-주변형(군집 3)’의 HHI 는 0.1289(산업), 0.0933(직종)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해당 유형이 보건·사회복지(22.2%), 교육서비스(17%) 등 특정 저임금 서비스 산업과 단순 노무 직종에 과도하게 집중된 ‘폐쇄적 노동시장’임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동일 직종의 분화이다. 예를 들어 ‘경영 및 회계 관련 사무직’ 내에서도 핵심 직무인 행정·회계 사무원은 대부분 ‘안정고용형(군집 0)’에 속했으나, 보조적 성격이 강한 비서 및 사무보조원은 ‘유연-불안정형(군집 1)’ 등으로 분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명목상의 직종 코드보다 실질적인 직무의 위상(Core vs. Non-core)이 노동자가 속할 노동시장 유형을 결정짓는 핵심 기제임을 실증한다.
Ⅵ. 결론 및 시사점
6.1 연구 결과의 요약 및 논의
본 연구는 산업과 직종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미시적 분절 구조를 포착하기 위해, ‘산업×직종 결합 단위’를 기반으로 한국 노동시장의 이질성을 고해상도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노동패널(KLIPS) 23차 자료를 활용하여 544개의 결합 단위를 구축하고, 머신러닝 기반의 K-means 군집분석을 통해 노동시장의 실체적 유형을 탐색하였다.
분석 결과, 한국 노동시장은 단순한 이중구조(Dualism)가 아니라, 구조적 조건과 주관적 경험이 상이하게 결합된 네 개의 독자적인 고용생태계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첫째, ‘안정고용형(군집 0)’은 높은 임금, 고용 안정성, 풍부한 복지를 향유하며, HHI 분석 결과 가장 다양한 산업과 직종이 분포하는 ‘개방적 핵심(Core) 시장’의 특성을 보였다. 둘째, ‘유연-불안정형(군집 1)’은 고용 안정성과 사회적 보호가 결여된 점이 저숙련 계약직과 같은 근무환경에 놓여 있으면서 높은 시간당 보상을 받는 고숙련 계약직 중심의 유연한 노동시장 형태를 띠었다. 셋째, ‘과잉노동형(군집 2)’은 남성 가장 중심의 장시간 노동과 높은 조직몰입이 결합된, 보상을 위해 삶의 질을 교환하는 전형적인 고강도 노동생태계로 나타났다. 넷째, ‘취약-주변형(군집 3)’은 저임금, 고용 불안, 복지 배제가 중첩된 곳으로, HHI 분석 결과 특정 산업과 단순 직무에 과도하게 집중된 ‘폐쇄적 주변(Periphery) 시장’의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노동시장 분절 연구가 가정했던 ‘1차 vs 2차’의 이분법적 구분이, 실제로는 하나의 거대한 ‘핵심(Core) 시장’과 서로 다른 결핍을 가진 복수의 ‘주변(Periphery) 시장’들로 분화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산업이나 직종 단일 기준보다 결합 단위 분석이 노동시장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데 훨씬 효과적임이 입증되었다.
6.2 학술적 및 실무적 시사점
본 연구가 제공하는 주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술적으로는 노동시장 분절 연구의 분석 단위를 혁신하여 미시적 분절 구조를 실증하였다. 기존 연구들이 간과했던 ‘산업 내 직종 간 격차’와 ‘직종 내 산업 간 격차’를 산업×직종 결합 단위를 통해 규명함으로써, 노동시장 구조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유형학적 틀을 제시하였다. 또한 허핀달-쉬만 지수(HHI)를 도입하여, 기득권 시장은 다양한 직무가 섞여 있는 반면 취약 시장은 특정 저숙련 직무에 고착화되어 있다는 구조적 비대칭성을 밝혀낸 점은 중요한 이론적 기여라 할 수 있다.
둘째, 구조적 조건과 조직행동적 결과(OB)의 연결 고리를 확장하였다. 본 연구는 임금이나 근로시간 같은 객관적 조건뿐만 아니라, 직무만족과 조직몰입 같은 주관적 경험이 고용 유형을 구분하는 중요한 축임을 확인하였다. 예컨대 ‘과잉노동형’에서 관찰된 높은 조직몰입은, 열악한 근로시간 조건하에서도 경제적 보상이나 가장의 책임 등 심리적 기제가 작동하여 고용관계를 유지시킨다는 경영학적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실무적으로는 기업의 인적자원관리 전략과 정부의 노동정책에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한다. 기업은 자사가 속한 고용 유형의 특성을 파악하여, 예를 들어 ‘유연-불안정형’에 속한 직무에는 고용 안정성을 보완하는 유지(Retention) 전략을, ‘과잉노동형’에는 번아웃 방지를 위한 웰빙(Well-being) 프로그램을 차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정부 정책 역시 단순한 취약계층 지원을 넘어, 각 유형이 가진 결핍(예: 군집 1의 사회보험 배제 및 고용단절, 군집 2의 장시간 노동, 군집 3의 구조적 고립)을 해소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군집1에 서 관찰되는 불안정은 구성원의 지식 은폐(임은정 외, 2025)1와 같은 부정적 조직 행동과 연관될 수 있다. 노동시장 정책은 과거의 획일적 접근(One-size-fits-all)에서 탈피하여, 각 군집의 핵심 결핍을 정밀하게 타격하는 ‘차별적 개입(Tailored Intervention)’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고용 질이 양호한 군집 0은 현상 유지와 모니터링에 집중하되, 특정 결핍을 가진 군집 1과 2에 대해서는 표적화된 정책이 요구된다. 고용이 불안한 군집 1에게는 단시간 근로자 고용보험 확대와 고용연결 마련을, 장시간 근로에 노출된 군집 2에게는 주 52시간제 준수 및 유연근무제 도입을 통해 소진(burnout)을 예방하고 일·생활 균형을 회복시켜야 한다.
반면, 임금·고용·복지의 다중 배제(multiple deprivation) 상태에 놓인 군집 3은 시장의 자율적 조정에 기대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최저임금 보장, 직업훈련, 고용서비스가 결합된 정부 주도의 ‘통합 지원’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단일 결핍(군집 1·2) 해소에는 기업의 참여와 인센티브를, 구조적 고립(군집 3) 해소에는 정부의 공적 안전망 강화를 우선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며, 근로자가 하위 노동시장으로 이동하더라도 연착륙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고 상향 이동이 가능한 구조 개선이 유기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
6.3 연구의 한계 및 향후 연구 방향
본 연구의 의의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한계점이 존재하며, 이는 향후 연구를 통해 보완될 필요가 있다.
첫째, 횡단면적 분석의 한계이다. 본 연구의 횡단 설계는 23차년도(2020년) 시점의 정태적 구조를 포착하는 데 그쳐, 군집 간의 동태적 이동(transition) 경로는 설명하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후속 연구에서는 생존분석(Survival Analysis)을 통해 각 군집의 중위 생존 기간과 잔류 양상을 추적해야 한다. 예컨대 군집 0의 장기 잔류(안정적 일자리), 군집 1의 짧은 잔류(징검다리), 군집 3의 장기 고착(함정) 등을 실증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둘째, 표본의 제한성이다. 연구의 정밀성을 위해 전문대졸 이상 임금근로자로 대상을 한정하였으나, 이로 인해 고졸 이하 현장직 근로자나 플랫폼 노동자 등 노동시장의 다른 중요한 축을 포괄하지 못했다. 이는 전체 노동시장의 약 64.2%를 차지하는 고졸 이하 집단을 분석에서 제외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로 인해 고졸 인력 비중이 절대적인 제조업 현장직, 건설업 기능직, 플랫폼 배달 노동 등에서 나타나는 미시적 분절 구조는 규명하지 못하였다. 또한, 고졸자가 2차 노동시장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제외된 연구 결과는 교육수준과 구조적 분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또한 연구의 결과를 취약·고립 계층 전체에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학력과 고용 형태를 확장하여 전체 노동시장을 아우르는 포괄적 모형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셋째, 탐색적 연구의 성격이다. 본 연구는 가설 검증보다는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을 통한 패턴 발견에 주력하였다. 향후에는 본 연구에서 도출된 4가지 유형을 준거로 하여, 조직 수준의 변수(리더십, 조직문화 등)가 유형 형성에 미치는 인과관계를 검증하는 확증적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한국 노동시장에 네 개의 유형이 존재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복잡해진 불평등 등의 구조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실증적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Table 6 경영 및 회계 관련 사무직의 산업 및 노동 집중도
| 경영 및 회계 관련 사무직 | 군집별 산업 분포(개수) | HHI | 군집별 근로자 분포(명) | HHI | ||||
|---|---|---|---|---|---|---|---|---|
| 군집0 | 군집1 | 전체 | 군집0 | 군집1 | 전체 | |||
| 행정사무원 | 10 | 0 | 10 | 1 | 189 | 0 | 189 | 1 |
| 경영관련 사무원 | 20 | 0 | 20 | 1 | 681 | 0 | 681 | 1 |
| 회계 및 경리 사무원 | 17 | 0 | 17 | 1 | 162 | 0 | 162 | 1 |
| 비서 및 사무보조원 | 11 | 1 | 12 | 0.847 | 38 | 2 | 40 | 0.905 |
